목사님 컬럼
2018년 8월 5일 목회 칼럼 - "앞서거니 뒤서거니"
2018.08.04 12:49
산을 다니다 보면 종종 이런 일들이 있습니다. 한 번은 목사님들과 산행을 했습니다. 울창한 나무숲도, 힘차게 소리를 내며 흐르는 개천이며, 첩첩 산 정상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너무 아름답고 멋진 산길이었습니다. 그러나 숲을 따라 걷는 길은 겨우 한사람만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길이었습니다. 정신없이 걸어 한참을 가다보니 너무 깊이 들어온 것 같아 돌아 나오는데 맨 앞서 가던 내가 돌아서 나올 때는 맨 뒤에 따라 나오게 되었습니다. 뒤따라 나오며 산다는 것이 다 그런 것 같은 생각을 잠시 해본 적이 있습니다. 맨 앞으로 가다가도 이렇게 방향을 틀으니까 뒤따라가게 되는 것, 인생에 있어서도 앞에 가는 것과 뒤 따라 가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
한 번은 애틀란타에서 세미나가 있어서 참석했던 적이 있습니다. 모든 행사를 마치고 LA로 돌아올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우리 비행기는 7시 출발이고, 몇몇 목사님들은 9시 또는 10시3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였습니다. 우리 일행이 7시 비행기를 타려고 출발을 할 때 뒤에 오는 분들은 우리를 보고 부러워했는데 막상 공항에 나와 보니 기상악화로 우리가 탈 비행기가 샌안토니오 비행장으로 돌아갔다는 것입니다. 그 비행기가 다시 와서 떠나려면 적어도 3시간은 늦어질 것이라는 안내방송이었습니다. 잠시 후 기상은 정상이 되고, 우리보다 뒤에 출발하는 목사님들이 손을 흔들고 먼저 비행기를 타고 앞서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그 때도 우리의 삶이 이렇게 하루에도 수도 없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습니까? 남보다 앞서 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경쟁을 했으며, 또 그런 관계 속에서 사랑하던 사람들과 얼마나 많은 다툼이 있었고, 또 미워했습니까? 여러 가지 많은 생각들을 가지고 복잡하게 살고 있지만 어떤 때는 단순하게 사는 것도 지혜인 듯싶습니다.
중요한 것은 앞서가든 뒤에 가든 순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느 위치에서든 자기 삶에 충실하고 크든 작든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