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컬럼

2017년 10월 1일 칼럼 - “그냥”

2017.09.30 08:55

하늘군사 조회 수:427

    목회 하면서 가끔 가슴이 덜컹 하는 일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목사님 드릴 말씀이 있으니 만나요’라는 전화입니다.

     얼마 전에 어떤 분이 그런 전화를 주셨습니다. 바짝 긴장을 하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앉자마자 ‘하실 말씀이 무슨 말씀이세요?’ 했더니 ‘목사님, 요즘 수고가 많으신 것 같아서 ’그냥‘ 커피라도 한 잔 사드리려고 만나자고 했어요’ 말하는 겁니다. 긴장했던 마음이 그냥 풀려 버렸습니다.

     작가 ‘한수산’의 에세이 가운데 ‘그냥’이라는 글에 보면 그냥 이라는 말의 정의를 ‘원인이 불분명할 때 쓰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아무 목적도 없고, 무엇을 위해서라는 정확한 까닭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 그냥 이라는 말이 가지는 유유자적, 허물없고, 단순하고 그러면서도 오히려 따스하게 정이 흐르는 이 말, 그냥 이라는 이 말이 가지는 여유를 우리는 때때로 잊고 산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냥’처럼 가장 순수한 이유도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왔니?’ ‘그냥 왔어,’ ‘어떻게 전화했니?’ ‘그냥 전화 했어.’ 이런 저런 딱 떨어지는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마음 가는 대로, 자기 자신도 잘 모르는 이상한 끌림 때문에 그냥입니다. 그 사람이 좋은 이유가 예쁘고, 착하고, 성격 좋고, 똑똑해서가 아니라 그냥 입니다. 만일 이런저런 다른 조건을 이유로 좋아했다면 아마 시간이 흐른 후, 그 조건이 변하거나 더 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면 변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냥’ 좋아서 좋아했다면 쉽게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요즘 목적과 원인, 이유가 분명해야만 만나고, 그렇지 않으면 아예 관심도 없는 우리들의 인간관계 속에서 ‘그냥’ 이란 말이 주는 의미가 얼마나 큰지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기대해 봅니다. 예배에, 속회에, 함께 봉사하는 자리에 ‘어! 집사님, 왠 일로?’ ‘그냥 오고 싶어 왔어요.’라며 불쑥 나타나는 분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연락했어요.’ ‘그냥 왔어요.’  

     이유가 있고 목적이 있어야 연락하고 만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말하고 싶어 전화 하고, 그냥 만나고 싶어 찾아 올 수 있는 교회, 그런 교인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왠지 요즘은 따뜻한 정이 있는 이 말, ‘그냥’이란 말이 그리운 날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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